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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학부모회’라는 말이 있나요?

보이지 않는 차별의 이중적 잣대 ‘학생과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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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환 기자
기사입력 2019-07-28

   
▲ 유일환 기자

[분당신문] 성남시가 지난 7월 27일 있었던 경기도발달장애인가족체육대회에 참석했던 은수미 성남시장의 동정 보도자료를 보내면서, 은수미 시장은 “취임하자마자 시청 온누리(1층 대강당)에 장애인리프트를 설치했고, 장애인 학부모회의 요청으로 장애인 응급쉼터를 마련해 드렸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언뜻 보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랫동안 장애인과 청소년 문제를 접했던 기자의 입장에서는 보도자료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하지 말아야 할 실수를 한 것 같아 안타까웠다. 일상 속에서 우리는 아직도 ‘보이지 않는 차별’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스쳤다.

10여 년 전쯤이다. 한국장애인부모회 성남시지부를 찾았을 때였다. 나름 장애인 분야에 알고 있다고 자부하고, 질문을 던질 때 마다 ‘장애인 학부모회’라고 말했다. 다들 그렇게 부르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인터뷰가 끝나고 짧지만 강력한 문자 한통이 날아왔다.

“저희는 학부모회가 아니라 장애를 가진 자녀를 둔 부모들의 모임입니다.”

장애인에 대한 표현에서도 우리는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대화를 하다보면 무심코 ‘일반인과 장애인’ 또는 ‘정상인과 장애인’ 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를 해석하자면 장애인은 일반인이 아니라는 뜻이고, 정상적이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시각이 아직도 무의식 속에서 장애인을 비하하면서 말했던 악의적 습성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성남시청소년재단도 마찬가지 차별적인 흔한 실수를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다. 청소년재단은  캠프 또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항상 모집 대상을 ‘초·중·고’ 또는 ‘중2부터 고1’ 등 학생으로 한정 짓고 있다. 학생이 아니면 캠프에 참가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같은 세대의 학교밖 청소년에 대한 또 다른 차별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대상을 학생이라고 하지 말고 ‘12세부터 18세’라고 나이로 표현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했었다.

이처럼 ‘학생’ 또는 ‘학부모’라는 말에 집착이 심하다. 이러다보니 ‘장애인 부모’를 말할 때 아무런 의식 없이 ‘장애인 학부모’라고 쓸 수밖에 없고, 나이로 적어도 될 일을 굳이 ‘학생’으로 구분하는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학교에 다니지 않으면 청소년의 자격도, 부모의 자격도 상실하고 만다.  

이에 대해 본인들은 실수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마음의 상처로 남는다. 더구나 말이 아니라 글로 남는다면 그 아픔은 더하다. 생각 없이 작성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글을 통해 부탁하고자 한다.

그들을 차별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장애를 가진 시민으로 보거나, 학교를 그만 둔 학생으로 보지 말았으면 한다. 다소 불편하거나 더디 가기는 하지만 그저 평범한 우리 곁에 있는 시민 또는 청소년의 한 사람으로 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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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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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하다 19/07/29 [10:47]
옳은 지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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